Yongseok OH     오용석

The Corona: The Third Template     코로나: 세 번째 템플릿
14 Mar - 19 Apr, 2024
The periphery is an intriguing subject. It is not singular but rather noisy and chaotic. It is a space for countless others who have been pushed out and excluded, a land of the past where things that couldn't occupy the present have gathered. Unlike the uniform gravity in the centre, the periphery is characterized by erratic and tumultuous forces of indeterminate magnitude and direction. This is the focal point of Yongseok OH's interest. The chaos created by the mixture of ancient constellation symbols, shapes outside the boundaries, and lights and colours of unknown origin. The artist sometimes refers to these as 'anachronistic (Anacrónico),' but at the same time, he also calls them beauty (Charis).

However, this beautiful periphery can only exist by imagining the centre. The periphery is a post-existent entity that arises only after imagining the fictional centre and drawing lines to create boundaries from it. The artist, who has imagined beyond dichotomies such as black and white, female and male, centre and periphery, addresses the impossibility of demarcation in Charis: A Temporary Appearance of Something Far Away. At the juncture where blue and red forces converge, a thin line does not form to create a boundary; rather, the two forces intermingle to generate a new force.

At both the start and end points of the exhibition, there is a painting depicting a circular light burning white—the corona. The corona, the outermost part of the sun’s atmosphere, is a thin gaseous layer that is typically difficult to observe but can be seen with the naked eye during a total solar eclipse when the moon entirely obscures the sun. Likewise, the true form of a subject can only be realized by negating the fictional conception of the centre. The manifestation of the big Other is thus both ominous and beautiful.
주변부는 흥미로운 대상이다. 단일하지 않으며 시끄럽고 어지럽다. 밀려나고 배제된 수많은 타자들의 공간이며, 현재를 점유하지 못하고 탈락한 것들이 모여 있는 과거의 땅이기도 하다. 하여 그곳에는 중심부에서 균일하게 작용하는 중력과는 달리 들쭉날쭉하고 번잡스럽기에 그 크기와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이상한 힘들이 혼재한다. 오용석이 주목하는 지점일 테다. 고대의 별자리 기호들, 경계선 밖의 형상들, 출처를 알 수 없는 빛과 색채 등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혼돈. 작가는 이것들을 ‘시대착오적’ 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움(카리스)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주변부는 사실 중심부를 상상함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다. 주변부란 허구의 중심을 상상 후 그로부터 선을 그어 경계를 만들어야만 생겨나는 사후적 존재인 것이다. 흑과 백, 여와 남, 중심과 주변과 같은 이분법 너머를 상상해온 오용석은 < 카리스: 어떤 먼 것의 일시적 나타남 >을 통해 선 긋기의 불가능함에 대해 말한다. 푸른 힘과 붉은 힘이 만나는 곳에서는 얇은 선이 생겨나 경계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두 힘이 서로 뒤섞이며 새로운 힘을 만들어낸다.

전시의 시작점이자 마침점에는 새하얗게 불타오르는 원형의 빛, 즉 코로나를 묘사한 작품이 놓여져 있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에 있는 엷은 가스층으로 평상시에는 관찰이 어렵지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 일식 때에는 맨눈으로 볼 수 있다. 대상의 진정한 형태란 이처럼 중심부라는 허구적 상상을 소거해야만 성취될 수 있는 듯하다. 대타자의 현전은 이렇듯 불길하고 아름답다.